검찰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의결권 대리인을 허위로 기재해 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 관계자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박찬호)는 30일 오후 엘리엇의 의결권 대리 권유 업무를 맡았던 경영컨설팅업체 ‘리앤모로우(LEE&MORROW)’의 경영진인 이모씨와 최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를 당한 당사자는 엘리엇이고 리앤모로우는 문제가 된 부분의 자문 역할을 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피고소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총에서 대리인 목록에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시니어 회계사 2명을 허위로 기재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 1일 “엘리엇이 안진의 회계사 2명을 대리인으로 위임한 사실이 없음에도 대리인으로 기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여져 삼성물산에 대한 자문에 방해를 받고 신뢰에도 타격을 받았다”며 엘리엇을 고소했다.
리앤모로우 경영진들은 검찰 조사에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의) 동의를 받고 기재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관련 내용을 부인함에 따라 검찰은 이름이 기재됐던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를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된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저지하려 했지만, 이달 17일 두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돼 불발됐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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