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2분기 영업이익 3688억, 작년 2분기 8300억 적자서 흑자로
단통법 시행으로 마케팅비 절감, 데이터요금제 도입 성공 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KT의 올해 2분기 실적도 크게 호전됐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마냥 웃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요금 인하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는 탓이다.
KT는 31일 올 2분기 매출 5조4,313억원에 영업이익 3,6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5조8,995억원)에 비해 3.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대규모 적자(-8,378억원)에서 완전한 흑자로 돌아섰다. 물론 작년 2분기에는 대대적인 인력감축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올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17.6% 늘어났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성적표로 평가된다.
가장 좋은 실적은 낸 곳은 미디어컨텐츠 분야다. 인터넷(IP)TV 가입자가 17만명 넘게 늘어나면서 622만명을 돌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가 늘어난 4,0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무선서비스 분야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어난 1조8,29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가입자와 통화량 모두 줄어들고 있는 유선분야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과감한 구조조정 이후 올해 들어 선도적으로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평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괜찮은 성적을 냈다. SK텔레콤 영업이익은 5,461억원에서 4,129억원으로 줄었지만 특별퇴직 비용 1,100억원 등을 감안하면 무난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980억원에서 올해 1,924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봐도 ▦SK텔레콤 2.6% ▦KT 17.6% ▦LG유플러스 24.3%등 3사 모두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런 실적 개선은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데이터중심요금제 덕이라는 평가다. 우선 단통법 덕분에 보조금 경쟁이 억제되면서 마케팅비가 줄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올 2분기 마케팅비를 10.3% 줄였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18.1%, 13.5% 감소했다. 또 데이터중심요금제 때문에 LTE 가입자와 데이터 사용량도 늘었다. 이통사들은 데이터중심요금제를 내놓을 때 데이터 사용량 증가보다 무제한 통화를 강조했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표정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제 요금을 내릴 차례”라는 압력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이미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1만1,000원씩 받는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까지 거론된다. 내년 총선 일정까지 감안하면 불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업계 관계자는 “5세대 기술 준비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영업이익이 불어났다고 해서 바로 요금 인하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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