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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며] ‘나’와 ‘우리’

입력
2015.07.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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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공동체란 특정한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 하는 집단을 가리킨다. 공동체 문화는 한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라는 표현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라는 의미는 집에서 출발해 한국 사회의 모든 곳에 적용된다. 우리나라, 우리 사회, 우리 회사 등 자신이 소속된 국가, 사회, 집단을 모두 집으로 인식한다.

한 집안, 한 마을에 모여 살던 집단은 ‘우리’라는 의식을 가족공동체부터 시작해 친족공동체, 마을공동체로 발전시켜왔다. 상부상조하는 협동정신, 질서의식을 중요시하는 가족주의는 공동체 의식의 기초를 이루며 현대사회까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의 공동체는 크게 혈연공동체, 지연공동체, 결사공동체로 나눌 수 있다. 혈연공동체는 가족ㆍ친족에 해당하고, 지연공동체는 같은 지역 출신의 집단이며, 결사공동체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모이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문화의 중요한 특징을 이루고 있는데 공동체 구성원들은 결속력이 뛰어나며 상호 원조적 관계를 유지한다. 이런 방면에서 한국인들은 폐쇄성이 강하다. 이들은 같은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자주 만나 함께 어울리면서 소속감을 확인하고 친분을 두텁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한다. 이런 공동체는 명절, 술자리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기회를 갖는다.

공동체 문화는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시하며 ‘우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의 행위는 소속 공동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국인은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소중함과 집단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공동체지향의식을 지닌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단순히 한국에 머물다 가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주민이다. 혼자 이주해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맥이 넓어지면서 ‘우리’라는 공동체의 싹이 트게 된다. 소중한 울타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혈연이나 지연과 관계 없는 존재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공동체를 구성해 나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렵게 맺어진 관계를 어떻게 하면 ‘나’의 집합에서 ‘우리’로 발전시켜야 하는지가 이주민들의 고민이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이주민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은 각자 개성이 다르고 살아온 정서도 가지각색이다. 이런 이주민들은 공동체 활동 및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상식을 가져야 하고, ‘나’를 다스리고 ‘남’을 이해하는 법을 알아야 하며, ‘나’가 ‘우리’가 됐을 때 더 행복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역ㆍ국적ㆍ활동에 따라 다양한 이주민 공동체가 만들어졌지만 지속성ㆍ발전성ㆍ역량 강화 등이 부족해 활성화가 잘 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소통, 인내와 이해,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어려움을 겪을수록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하나로 뭉쳐야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정서, 문화, 언어의 차이가 아니라 소통, 이해, 인내와 배려의 부족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걸 깨달을 때 나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주민 공동체가 활성화하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또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한국 사회와의 소통ㆍ통합ㆍ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들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리더십 역량 강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해 앞으로 기존의 공동체와 새로 탄생한 공동체가 서로 어울려 많은 활동을 함께 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특색 있는 글로벌 공동체로 자리 잡길 바란다. 더불어 더 큰 대한민국 더 넓은 글로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길 응원한다.

막사르자의 온드라흐 서울시 외국인부시장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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