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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잡스, 혁오, 하루" 타블로 작업실 가보니

입력
2015.07.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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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아기자기한 장식품들이 놓인 원목 선반이었다. 한 가운데 놓인 것은 농구화 두 켤레.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마이클 조던 시그니처 운동화인 ‘에어조던’ 시리즈다. “오른쪽에 있는 게 내 건데, 1994년 나온 오리지널 제품이다.”네 살 아들을 둔 그룹 에픽하이 멤버 투컷의 말에 뿌듯함이 실렸다.

에픽하이의 다른 멤버인 타블로가 대표로 있는 YG엔테테인먼트(이하 YG) 산하 레이블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서울 홍대 삼거리포차 인근 빌딩 4층에 최근 둥지를 튼 하이그라운드는 놀이터 같았다. 녹음 스튜디오 한 켠엔 일본 만화책인 ‘몬스터’ 전집이 놓여 있었고, 투명 튜브로 된 강아지 한 마리도 보였다. 30일 처음으로 하이그라운드 사무실을 공개한 타블로는 “YG 사옥엔 MCM이 제작한 실물 크기 강아지 인형이 있지만, 우린 대신 싼 튜브 강아지를 샀다”며 웃었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녹음실 옆 이층 침대가 놓인 휴식공간에는 타블로의 딸 하루를 그린 작은 그림이 벽에 세워져 있다. ‘딸 바보’ 타블로의 손길이 닿은 소품이다. 그는 응접실에 오락기도 갔다 놨다. 철이 들면 안 된다는 게 예술가들이다. 세 명의 키덜트(아이 같은 어른)는 테라스를 캠핑장처럼 꾸몄다. 미쓰라가 “해가 지면 텐트에 들어가 누워 잠도 잘 수 있다”며 농담을 건넸다. 애플사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부터 영화 감독 박찬욱이 직접 찍은 사진 작품까지. 약 200m²(60평) 규모의 사무실을 둘러보며 이들의 숨겨진 취향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곳에서 타블로는 최근 영입한 그룹 혁오와 함께 새 음악 활동을 펼친다. 에픽하이와 자신의 매니지먼트는 YG에 맡기고, 새로운 음악인 발굴을 하이그라운드에서 하는 방식이다. 집무실 내 선반에는 ‘하이그라운드 1호 음악인’ 혁오의 1집 CD 10여 장이 놓여 있다. 타블로는 이 선반을 다양한 장르의 결과물로 채울 계획이다. 타블로가 혁오와 함께 최근 영입한 이는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A군이다. 우연이 인연을 만든 케이스다.

“집 놀이터에 하루와 함께 놀고 있는데 어떤 분이 ‘조카가 힙합 음악을 만드는 데 에픽하이를 좋아해 꼭 타블로씨한테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한다’며 찾아왔어요. 그래서 이메일 주소를 알려드리고, 그 학생이 작업한 파일을 받아봤죠. 듣고선 깜짝 놀랐어요. 음악 한지 1년밖에 안 됐다는 데 정말 잘 만든 거예요.”

그룹 에픽하이.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는 A군이 만든 음악 파일을 “긴장해야겠다”며 투컷에게 보냈다. 투컷도 학생의 음악에 반해 결국 타블로는 A군을 하이그라운드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타블로는 “이 친구 작업실이 알고 보니 우리 사무실 인근에 있더라”며 웃었다.

“운명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얘길 나누는데 2년 전 에픽하이 사인회 때 와 저를 만났고, 음악이 꿈이라고 했다는 거예요. 솔직히 전 기억을 못하는데 그 때 제가 ‘멋진 뮤지션이 돼 함께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만난 거죠. 그 친구가 즐거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아빠의 마음으로 도우려고요, 하하하.”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타블로는 하이그라운드를 앞으로 “라디오 선곡표 같은 다양함으로 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은 힙합을 하지만,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개성 있는 음악인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각오다.

“(라디오프로그램)‘꿈꾸는 라디오’를 지금도 진행하고 있고 예전부터 라디오 DJ를 해 와 다양한 음악을 들었어요. 청취자 입장에서 혁오의 음악을 처음 접해 이젠 한 식구가 됐고요.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좋아 보여 함께 하고 싶었죠. 앞으로 아이돌과 밴드, 언더 혹은 오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듣고 즐거워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회사를 만들 생각예요.”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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