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은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다.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2007년부터 단 한 번도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 한국 무대에서 처음 1번 타석에 섰다.
브라운은 29~30일 이틀 연속 광주 KIA전에 톱 타자로 나섰다. 그 동안 주로 4번 타순에 자리했지만 주자 없을 때 잘 치는 데이터와 출루율을 고려한 배치였다. 또 원래 1번 주인인 이명기의 도루 능력이 발목 부상 여파로 떨어지는 것도 염두했다.
브라운은 실제 첫 1번 출전 경기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2루타를 포함한 멀티히트를 쳤다. 안타 2개 모두 주자 없을 때 나왔다. 이날 경기까지 브라운의 주자 없을 때 성적은 타율 0.304(148타수 45안타) 11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주자 있을 때에는 타율 0.230(152타수 35안타) 9홈런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은 이보다 더 낮은 0.193(83타수 16안타)에 불과했다.
브라운의 1번 카드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이튿날 경기에도 리드오프로 나갔다. 김용희 SK 감독은 브라운에 대해 "정말 묘하게 주자 없을 때 잘 친다"며 "중심 타선에 들어가야 하는데 본인도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나"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브라운을 1번으로 내보내는 것을 '충격 요법' 차원에서 결정했다. 그는 "1번 타자 기용에 대해 결과를 보고 성공했다는 것보다 일종의 고육책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향은 팀 타선에 부침이 없고, 부상 선수가 없다는 전제 하에 고정적인 라인업으로 가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다. 달리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고 타순에 변화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하루 빨리 브라운이 클러치 능력을 찾아 4번 자리에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사진=SK 앤드류 브라운.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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