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추신수 같은날 나란히 3안타
"강, 투수와 싸울 줄 아는 타자"
피츠버그 허들 감독, 입마르게 칭찬
코리안 메이저리거 강정호(28ㆍ피츠버그)와 추신수(33ㆍ텍사스)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날 나란히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강정호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홈런포이자 연타석 대포를 쏘아 올렸다. 강정호는 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95로 올라 3할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첫 타석부터 터졌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미네소타 선발 어빈 산타나를 상대하며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1볼에서 4구째 시속 151km 빠른 볼이 한복판에 몰리자 이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7번째 대포이자 비거리 134m의 대형 솔로포였다. 아울러 전날(29일) 미네소타전 9회 극적인 결승포에 이어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후반기 들어 확실히 감을 잡은 모습이다. 강정호는 전반기까지 72경기에서 타율 0.268, 4홈런 29타점에 그쳤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12경기에서 타율 0.432, 3홈런 4타점을 때려냈다. 장기인 장타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강정호는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1루수 쪽 내야 안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9회 무사 1루에서 맞은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쪽 내야 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한 경기 3안타는 올 시즌 세 번째다. 피츠버그는 10-4로 이겼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강정호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허들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강정호는 투수와 싸울 줄 아는 타자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훈련이 잘 돼 있고 파악도가 높다”고 칭찬했다. 또한 “어떤 타자들은 투스트라이크 상황이 오는 것이 싫어서 조급함을 나타냈지만 강정호는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안타를 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고 평가했다.
추신수는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7ㆍ뉴욕 양키스)와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추신수는 이날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8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 중 2안타(3타수)를 다나카에게서 쳐냈다.
빅리그 처음으로 다나카와 맞붙은 추신수는 첫 타석부터 기선 제압을 했다. 팀이 0-1로 뒤진 2회말 1사 1, 3루에서 다나카의 시속 142㎞ 스플리터를 밀어쳐 동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4회 시속 137㎞ 스플리터를 받아쳐 2루 땅볼에 그친 추신수는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나카의 시속 150㎞ 직구를 잡아당겨 1-2루 사이 내야수비를 강화한 변칙 수비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우중간 쪽에 타구를 보낸 뒤 전력 질주로 2루를 향해 달렸다. 제리 밀스 2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해 추신수의 시즌 19번째 2루타가 기록되는 듯했다. 그러나 양키스가 챌린지(비디오 판독)를 요청했고, 태그아웃으로 판정이 번복됐다. 공식 기록은 ‘1루타 뒤 주루사’였다.
8회 양키스 오른손 불펜 칼렙 코댐으로부터 중전안타를 쳐 올 시즌 8번째 한 경기 3안타 이상을 기록한 그는 시즌 타율을 0.231에서 0.237로 올렸다. 텍사스는 5-2로 이겼다. 다나카는 6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4패(7승)째를 당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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