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방학인데 촬영하는게 낫더라."
배우 김희애가 엄마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희애는 29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월화극 '미세스 캅'의 제작발표회에서 주부이자 엄마로서의 일상을 언급했다. 김희애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다 알텐데 지금이 제일 힘들다. 요즘 방학이라 촬영장에 나오는게 낫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직장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일과 가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워킹맘'이다. 현역 여배우로는 드물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커리어우먼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드라마, 영화 등 촬영에 들어가면 두 아들의 케어는 커녕 가정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김희애는 극중 여경감 최영진과 마찬가지로 가정에 소홀하게 된다. 김희애는 "일할 때 케어를 못하니 빵점이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집에 있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한테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손이 닿을수록 망치는게 있는 것 같아 강하게 키우려 한다"며 나름의 교육관도 덧붙였다.
김희애는 여형사를 맡아 데뷔 이래 가장 역동적인 연기를 소화한다. 연쇄 살인범을 잡기 이해 방송 첫 회부터 구르고 뛰기를 무한 반복한다. 김희애는 "대본을 보고 정말 듣도보도 못한 캐릭터라 욕심이 났다. 나이 많은 아줌마가 총을 들고 뛰는 컨셉트가 정말 신선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이번 역할을 위해 짬을 내 액션스쿨을 찾아 몸을 만들었다. 액션과 감정 연기를 병행하며 액션 배우와 제작진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게 됐다. 김희애는 "액션 배우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될 정도다. 기존 연기보다 2~3배 힘들다. 다음 작품부터는 말로 끝내는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희애는 이날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하수구의 오수를 헤치며 뛰어다녔다. 김희애는 하루 종일 하수구에 머물면서 악취를 잊을 정도로 연기에 몰입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김희애는 "현장에 들어가니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암모니아 향이 너무 강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제작진들은 독하게 인증샷까지 찍으며 신나게 촬영을 하더라. 놀란 한편으로 더 나이가 먹기 전에 즐겁게 일하자고 마음먹었다. 내 나이대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남자를 뺏거나 아이를 잃어버리는 등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나이에 활동적이고 홀로 바로 설 수 있는 캐릭터라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김희애는 가늘고 길게 연기하는게 목표다. 80이 될 때까지 카메라 앞에 서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다. 김희애는 "불러만 준다면 작은 역할이라도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는 100점, 엄마로는 빵점인 형사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그린다. '상류사회' 후속으로 8월 3일 첫 방송한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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