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새겨진 칼집 장식 또 출토
경북 경주시 금관총 재발굴 과정에서 ‘이사지왕도(爾斯智王刀)’란 문구가 새겨진 금제 칼집 끝 장식이 발견됐다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이 30일 밝혔다. 2013년 금관총 출토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큰 칼 위의 명문 ‘이사지왕’과 같은 글자다. 각각 다른 유물에서 같은 이름이 나온 점에서 금관총의 주인이 이사지왕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사지왕은 1921년 일제강점기에 금관총에서 발굴된 고리자루 큰칼의 앞면 끄트머리에 새겨진 글자로 학계에서는 5세기 신라 왕으로 재위했던 눌지왕 자비왕 소지왕 중 한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칼집 끝 장식에는 이사지왕에 칼 도(刀)자가 추가로 새겨져 있어 ‘이사지왕의 칼’로 해석할 수 있다. 장식의 반대면에는 십(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조사단은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영호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관은 “‘이사지왕도’가 새겨진 칼집 장식이 매장주체부의 외곽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기존에 발견된 칼의 주인이 분명히 이사지왕이며, 무덤 주인 역시 그와 밀접한 인물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신라 무덤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독특한 형태의 금귀걸이 1점도 발견했다. 신라식 금귀걸이는 귀에 거는 고리와 장식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고리가 있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새로 발견된 귀걸이는 중간고리가 없이 바로 끝 장식으로 연결되는 형태로 신라 고분에서는 발견된 적 없는 형태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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