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31일부터 내달2일,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 콘서트 ‘현재진행형’을 통해서다. 에픽하이는 관객과 더 가까이 호흡하기 위해 ‘액션, 휴먼, 멜로, 공포, SF, 에로’ 등 6가지 테마로 꾸려 공연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이를 소개하기 위해 세 멤버인 타블로, 미쓰라, 투컷이 30일 오후 메리홀 대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타블로는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를 세워 인기 인디그룹 혁오를 최근 영입했고, 선정성 논란이 인 Mnet의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소극장 공연을 계획한 이유는 뭔가.
타블로= “12년 전 데뷔 하기 전부터 소극장과 클럽 공연을 많이 했다. 지난해 투어 공연을 하면서 ‘가장 그리웠던 공연이 뭐였을까?’란 얘기를 멤버들과 나눴고, 데뷔 시절 소극장 공연 얘기가 나왔다. 추억을 느껴보고 싶어 기획했다. 팬들도 많이 원했고.”
-관객이 ‘액션, 휴먼, 멜로, 공포, SF, 에로’ 중 택한 세 가지 테마를 보여준다는데.
타블로= “한 음원 사이트에서 사전 투표를 했는데 1위가 에로더라. 멜로와 공포가 그 뒤를 이었다. 사람들이 에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잠깐 잊고 있었다. 에로 테마 무대에서는 그룹 빅뱅의 ‘배배’를 부른다. 워낙 챙겨야 할 게 많아 스태프들이 ‘미친 계획’이라고 투정하더라. 어떤 팬은 우리 모든 공연을 매회 다 보러 오는데 이 친구들이 같은 걸 보면 돈이 아깝지 않나란 생각을 했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하고 싶어 이런 기획을 준비했다.”
투컷= “테마별로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곡을 선보일 거다. 그런데 테마별 경우의 수를 따져 보니 선보여야 할 곡이 엄청 많아 곡 정리에만 3일이 걸렸다.”
-힙합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북미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쓰라= “동양인만의 잔치가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우리 음악을 알아주는 관객들이 많더라.”
타블로= “한국 힙합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더라. 우리가 미국 투어를 간 게 2009년인데 6년 전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동안 다양한 힙합 뮤지션이 꾸준히 활동한 덕분이다. 친한 힙합 그룹들과 함께 세계를 다니며 페스티벌을 해보는 게 꿈이다.”
-혁오를 영입한 이유는.
타블로= “(라디오프로그램)‘꿈꾸는 라디오’를 지금도 진행하고 있고 예전부터 라디오 DJ를 해 와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청취자 입장에서 혁오의 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음악이 좋았고, 이후 좋은 계기가 만들어져 만나게 됐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좋아 보였다. 그들의 음악에 대한 꿈 자체에 빠져들기도 했다. 데뷔한 지 1년 남짓 된 신인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지금 혁오가 받고 있는 관심과 사랑에 걸맞는 결과를 보여줄 거라 확신한다.”
-‘쇼미더머니4’가 래퍼들의 가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타블로= “수 천명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다 인지하기 어렵다. ‘쇼미더머니4’가 힙합신에 미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묻기도 하는데 아직 알긴 어렵고, 힙합신이란 게 생각보다 훨씬 커 ‘쇼미더머니4’가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다고 보진 않는다.”
-혁오 다음의 영입 대상은 누군가.
타블로= “접촉중인 음악인은 있지만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꿈꾸는 라디오’ 선곡표를 보면 인디와 힙합, 아이돌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한다. 하이그라운드도 ‘꿈꾸는 라디오’선곡표 같은 레이블을 꿈꾼다. 아이돌과 밴드, 언더 혹은 오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듣고 즐거워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레이블을 만들려 한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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