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국시리즈에서 어떻게 쳐야 할지 알 것 같은데…."
<p align="left">두산 김현수(27)는 최근 몇 년간 리그 정상급 타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정교한 타격 능력으로 '타격 기계'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올해는 타율 0.334, 14홈런 71타점으로 더욱 화끈한 타격쇼를 선보이고 있다.
<p align="left">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에만 서면 힘을 못 쓰는 방망이 때문이다. 데뷔 후 통산 3할대의 타율을 기록 중인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는 18경기에서 타율 0.217(69타수 15안타) 1홈런 3타점에 그치고 있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 성적이다.
<p align="left">지난 29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김현수는 "이제 한국시리즈에서 어떻게 쳐야 할지 알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취재진이 '비법'을 궁금해하자 그는 "번트"라고 말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색한지 김현수는 웃음을 터트렸다.
<p align="left">'농담'이긴 하지만 그만큼 그의 절박함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김현수는 "크게 한 번 스윙을 한 다음에 번트를 대야겠다"며 제법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3년까지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나선 그는 번번이 준우승의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선다면 이번만큼은 반드시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과도 같다. 김현수는 "(주자와 내가) 둘 다 죽는 것보다 나 혼자 죽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뼈있는 한 마디를 더했다.
<p align="left">'엄살'을 부리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잘 치고, 상대에게 무서운 타자다. 그는 올해 고의사구를 8개 얻었다. 이 부문 1위 한화 김태균(9개)에 이어 NC 테임즈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상대팀에서는 두려운 타자라는 뜻이다.
<p align="left">김현수는 "고의사구로 나가게 되면 타수를 줄이는 게 되지 않나. '고맙습니다'라고 생각하면서 나가게 된다. 후속 타자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1루로 나간다"며 웃음지었다.
<p align="left">사진=두산 김현수.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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