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두산 유희관(29)이 다승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유희관은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53개)와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17개), 커브(5개)를 고루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유희관은 1회 2사 후 정근우와 김태균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경언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계속된 2사 1ㆍ2루 위기에서 조인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6회에는 김태균과 김경언, 정범모로 이어지는 상대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면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두산은 유희관의 호투에 힘입어 8-2로 한화를 꺾었다. 유희관은 이날 승리로 시즌 13승(3패)째를 신고하며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2승)을 기록을 새롭게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함께 다승 공동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삼성 피가로(12승)를 밀어내고 단독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유희관의 활약이 더욱 빛나는 건 선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닝이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0경기에 나와 177⅓이닝을 던져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유희관은 올해도 20경기에서 133⅓을 책임졌다. 역시 토종 투수 중 소화이닝이 1위다.
두산 타선은 이날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두산은 0-1로 끌려가던 5회 2사 후 정진호와 김재호가 상대 선발 배영수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타자 일순하며 한화 마운드를 맹폭해 6점을 빼앗아 경기를 뒤집었다. 반면 전날(28일)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15안타를 빼앗았던 한화 타선은 이날 유희관에 막혀 이렇다 할 반격도 해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시즌 13, 14호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린 박석민의 활약에 힘입어 NC를 12-7로 꺾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kt에 6-4 진땀승을 거뒀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는 이틀 연속 대포(32호)를 가동하며 부문 선두를 질주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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