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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휠, 디자인도 재질도 차와 궁합 맞아야 최고"

입력
2015.07.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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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휠 하나 만드는데, 디자인·설계팀 1년 이상 협업

휠 작으면 하체 부실해 보여 크고 입체적인 디자인이 대세

현대·기아차의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설계2동에서 자동차 휠 개발을 맡은 김성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후광(맨 오른쪽)·전수운(왼쪽에서 두 번째) 책임연구원이 신형 K5 휠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차의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설계2동에서 자동차 휠 개발을 맡은 김성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후광(맨 오른쪽)·전수운(왼쪽에서 두 번째) 책임연구원이 신형 K5 휠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자동차 애호가가 아니라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의 휠을 눈여겨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차체 못지 않게 휠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 패션의 마지막 방점을 구두가 찍듯, 자동차 디자인의 최종 마침표가 바로 휠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휠 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현대ㆍ기아차의 경기 화성시 남양읍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를 최근 찾았다.

남양연구소의 설계2동 회의실 책상에 반짝반짝 빛나는 기아차의 신형 K5 휠들이 놓였다. 표면은 은색, 안쪽은 검은색인 휠이 K5의 18인치 메인 휠이다. 새로운 휠은 ‘불판 휠’로 인기를 끌었던 구형 K5 휠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직선을 강조해 역동적인 느낌을 살렸다.

디자인을 담당한 전수운 기아차 책임연구원과 현가조향제동설계2팀 파트장인 김성대 책임연구원 등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종전에 개발한 휠들을 재점검하고 있었다. 김 파트장은 “순정 휠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디자인과 설계 부서, 생산업체 등이 보통 1년 넘게 협업 한다”며 “디자인과 설계는 지향점이 달라 충돌도 하지만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휠은 기본적으로 자동차의 옆면 디자인을 완성한다. 휠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차의 안정감과 전체적인 이미지에 차이가 발생한다. 전 연구원은 “휠이 작으면 하체가 부실해 보인다”며 “차와 어울리지 않는 휠을 끼우면 평범한 정장에 하얀색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어색하다”고 설명했다.

한때 스포크(바퀴 살)가 5개인 별 스타일 휠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큼 휠 디자인이 다양하다. 크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그나마 공통점이다. 전 연구원은 “업체들마다 차종에 맞는 최적의 휠을 선정하는 만큼 아무리 멋있는 휠도 다른 차에 끼우면 별볼일 없을 수 있다”며 “K5 휠도 100개 이상 디자인해서 그 중 하나를 어렵게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휠의 디자인만 추구할 수 없는 게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이다. 휠은 차의 중량은 물론 구동력과 제동력까지 버텨내야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주행성능과도 직결돼 무거우면 승차감과 연비가 떨어진다.

그래서 가볍고 강성이 뛰어난 알루미늄이 주 재료로 사용된다. 알루미늄보다 20% 정도 가벼운 마그네슘 휠은 가격이 개당 200만원 이상 비싸서 고성능 스포츠카 등에 적용된다.

휠 표면의 구멍도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구멍을 없애 공기 저항을 줄이면 연비가 향상되지만 브레이크 작동 시 수백 도까지 오르는 열 방출이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구멍이 작아도 손이 들어가지 않아 세차를 하기 힘들다. 김 파트장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처럼 연비가 우선인 경우 일부러 스포크를 넓게 만들어 구멍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캡으로 막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안전한 주행을 위해 휠 선택과 관리가 중요하다. 휠 전문가들은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내구성 내부식성 등을 보증하는 순정 휠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차량 개발 시 순정 휠로 소음 진동 시험을 하고 연비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사고 등으로 큰 충격을 받은 휠을 다시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김영일 현대우성메탈 책임연구원은 “외형상 멀쩡해도 미세한 틈이 생겼을 수 있다”며 “휠은 육안으로 분간할 수 있도록 사고 시 파손되는 게 오히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화성=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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