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수감 중일 때 편의를 제공해준 대가로 이권을 챙겼다가 구속된 염모(51)씨는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당시에도 유족 대표를 지내면서 알선수재 혐의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최성환)는 지난 24일 염씨의 자택 및 사무실과 서용원(66) ㈜한진 대표이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26일 염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사람은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당시 유가족과 수습 실무진으로 연을 맺은 후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염씨는 대한항공 보잉747기가 괌에서 추락한 사고에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유가족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괌 추락사고 유족 43명은 같은 해 12월 “염씨가 대한항공에서 돈을 받아 서울 시내 고급호텔을 전전하면서 호화생활을 즐겼고, 폭력배를 동원해 유가족들을 협박했다”고 주장하며 그와 대책위 간부들, 대한항공 심모 부사장 등을 각각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염씨는 이듬해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 있던 합동분향소를 대한항공 연수원으로 옮기는 대가로 심 부사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염씨는 조 전 부사장이 1심에서 구속되자 지인을 통해 구치소 편의를 봐주겠다며 한진 측에 접근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올해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후 한진렌터카의 강서지역 정비용역 사업을 따냈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로 구치소에서 어떤 편의를 제공했는지, 한진 측 어느 선까지 연루됐는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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