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문용관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문용관호는 지난 5~7월에 열린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D조 조별리그 12경기에서 2승 10패(승점 8), 최하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당초 기대했던 5승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 감독이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4일 대한배구협회는 제18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나서는 대표팀 명단(12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선수 명단에는 문성민(30·현대캐피탈)과 최홍석(28·우리카드) 등이 포진했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아시아남자배구선수대회에는 세계선수권대회 및 2016 리우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 티켓이 걸려 있다. 일단 이를 따내야 올림픽 출전도 타진해볼 수 있다. 아시아에 할당된 세계예선전 티켓은 4장이다. 내년 5월 세계예선전을 개최하는 일본은 아시아쿼터에 상관없이 자동 출전해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변이 없는 한 이란(세계랭킹 10위)과 호주(13위)가 티켓 2장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한국(16위)과 중국(17위)은 남은 한 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앞서 문용관 감독은 "3위 안에 들려면 반드시 중국을 넘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방심하면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오는 남다르지만, 월드리그에서 추락한 한국 남자배구의 자존심 회복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월드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부상 악령이 드리웠기 때문이다. 주득점원인 송명근(23·OK저축은행)과 전광인(25·한국전력)은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좌우는 최홍석과 문성민이 맡을 계획이지만, 문성민 또한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 문성민은 28일 "인대가 긴장된 상태"라며 여전히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문용관호의 확실한 카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아 문 감독의 머릿 속은 복잡한 상황이다. 문성민을 뒷받침하는 서재덕(한국전력) 역시 허리 부상에 허덕이고 있어 고민이다.
문용관호의 라이트는 KOVO컵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최홍석을 비롯해 곽승석(28·대한항공), 송희채(24·OK저축은행)가 버티고 있는 레프트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좌우 균형이 무너질 경우 편중현상으로 공격이 단조로워질 수 있다. 결국 부상을 달고 뛸 예정인 문성민의 활약 여부가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태국, 파키스탄, 오만과 C조에 편성됐다. 문용관호는 지난 27일 대회가 열리는 이란에 도착해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이 부상이라는 악재를 딛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문성민(현대캐피탈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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