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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롯데 ‘형제의 난’, 경영혼란 없게 조속 안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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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롯데 ‘형제의 난’, 경영혼란 없게 조속 안정을

입력
2015.07.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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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세 경영권 승계를 두고 돌연 ‘형제의 난’에 휘말렸다. 장남이지만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일본 롯데 전 부회장이 지난 27일 부친인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생인 신동빈 롯데 현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축출하려 한 게 발단이 됐다. 신 총괄회장은 그날 그룹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 중 신 회장을 비롯한 5명을 전격 해임했다. 급변 상황은 즉각 반격에 나선 신 회장이 긴급 이사회를 통해 이사 해임 무효를 선언한 뒤, 거꾸로 신 총괄회장을 해임함으로써 일단락 됐다. 문제는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 앞으로 더 가열될 가능성이다.

어찌 보면 이번 사태 역시 재벌기업의 불투명하고 취약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파란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일본 광윤사(光潤社)-일본 롯데홀딩스-한국ㆍ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로 요약된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계열사는 물론, 지분 19.07%를 보유한 호텔롯데를 고리로 한국 계열사도 거느리는 사실상 지주회사다. 그리고 그 위에서 신 총괄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광윤사가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그런데 광윤사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신 총괄회장이 고령(93세)인 상황에서 후계구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자, 그룹 지분비율이 거의 비슷한 형제 간에 지난해부터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경쟁이 잠복돼왔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서는 일단 신 회장이 승리했다고 해도, 향후 신 총괄회장의 입장에 따라 그룹 경영권 승계구도는 단숨에 뒤바뀔 수도 있다. 사태 이후 롯데 주요 계열사 주가가 급등한 것도 승계구도의 불확실성과 향후 형제 간 지분 매집 등 경영권 다툼 격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현재 국내 기업집단 중 자산 순위 5위, 시가총액 기준 6위의 공적 위상을 갖고 있는 거대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다툼으로 경영에 혼란이 빚어지고 장기적 가치가 훼손되는 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이 오너 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주주와 종업원, 나아가 사회의 공기(公器)임을 감안할 때 롯데의 과제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체의 경영이 오로지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맞춰질 수 있도록 안정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상황은 아닌 만큼, 우선 신 총괄회장은 ‘형제의 난’으로 더 이상 그룹 경영이 요동치지 않도록 후계구도에 관해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신 회장 형제 역시 차제에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겸허히 되새겨 그룹의 장기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는데 뜻을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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