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132m짜리 대포… 특급 마무리 또 날렸다

미네소타 원정 경기서 9회 결승포, 10경기 만에 시즌 6번째 홈런

마무리 퍼킨스 상대 위력적 타격… MLB 최강 투수진 무력화 '킬러 본색'

피츠버그의 강정호가 2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 특급 마무리투수 글렌 퍼킨스의 4구째 공을 호쾌한 레그킥(다리를 들어올렸다가 치는 타법) 스윙으로 받아 치고 있다. 미네소타=AP연합뉴스

글렌 퍼킨스

결승홈런을 쏘아 올린 강정호(28ㆍ피츠버그)가 ‘마무리 투수 킬러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강정호는 2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강정호는 7-7로 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글렌 퍼킨스의 4구째 시속 84마일(135㎞)짜리 슬라이더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6번째 대포이자 비거리 132m의 대형 아치였다. 지난 18일 밀워키전 이후 10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결승 솔로포로 8-7로 이겼다.

결승 솔로 홈런으로 연결한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3루 코치 소필드(가운데 왼쪽)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홈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정호의 홈런으로 피츠버그가 8-7로 승리했다. 미네소타=AP연합뉴스

더욱 인상 깊은 부분은 메이저리그의 최강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무리는 각 팀에서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들이 맡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지난 5월4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트레버 로젠탈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빼앗았다. 당시 11경기에 나와 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평균자책점 0.77로 안정적인 시즌을 이어가던 로젠탈에게 강정호는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며 시즌 첫 번째 블론 세이브를 안겼다. 강정호는 올해 로젠탈과의 맞대결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는 신시내티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상대로는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2루타 하나를 뽑아냈고, 볼넷 한 개를 얻어냈다. 이날 퍼킨스에게도 홈런을 때려내면서 마무리를 압도하는 위력적인 모습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강정호는 경기 후 “팀 연승을 이어간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마무리 투수가 나온다는 것은 팽팽한 승부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누가 나오든 집중하려고 했다. 그게 잘 먹혔다”며 웃었다. AP통신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기고 있다”면서 “자신을 한국에서 데려온 피츠버그가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정호는 이날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할8푼9리로 끌어올렸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마이크 펠프리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2-2로 맞선 6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펠프리의 싱커에 얻어 맞았다. 올 시즌 13번째 몸에 맞는 볼이다. 그는 후속 페드로 알바레즈의 볼넷 때 2루로 진루한 뒤 트래비스 아시카와의 적시타 때 홈까지 파고 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8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