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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로… 감쪽같이 실종된 美 노동운동가 호파

입력
2015.07.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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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에게 납치돼 18년 동안이나 갇혀 살다 구출된 미국 캘리포니아 여성 제이시 두가드(Jaycee Dugard) 사건 직후인 2009년 8월,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의 10대 미스터리 실종사건을 읽을거리로 소개했다.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한 모험가이자 작가로 1937년 7월 2일 남태평양 하우랜드 인근 상공에서 비행 도중 교신이 두절된, 하지만 끝내 시신도 항공기 잔해도 발견되지 않고 사라진 아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

1962년 6월 11일 밤, 영화 ‘더 락(The Rock)’으로 유명해진 샌프란시스코 만의 앨커트래즈 감옥을 탈옥, 역시 증발해버린 프랭크 모리스와 존ㆍ클래런스 앵글린 형제. 집요한 수색에도 불구하고 시신은 물론 도주 흔적조차 찾지 못한 미연방수사국(FBI)은 17년 뒤인 79년 그들이 익사한 것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공식 종료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떠나 시애틀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305편을 납치, 현금 20만 달러와 낙하산을 받아낸 뒤 멕시코를 향해 날던 항공기에서 한밤중에 낙하해 돈과 함께 사라진, 본명조차 알려지지 않은 D.B 쿠퍼. 납치 직후부터 그의 항공기를 뒤따르던 FBI는 뒤늦게 탈출 사실을 알고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폈지만, 그에게 건넨 현금 일부 외에 그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FBI는 쿠퍼 역시 강에 추락해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40년 전인 1975년 오늘(7월 30일) 종적을 감춘 미국의 전설적 노동운동가 제임스 리들 호파(James Riddle Hoffa)가 있다. 전미화물운송노조(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를 이끈 초강성 노동운동가로 제왕적 카리스마와 권력을 누리던 그는 마피아와 관련된 비리와 공금 횡령 혐의로 67년 징역 8년 형을 선고 받았다. 4년 뒤인 71년 그는 ‘향후 10년간 노조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하고 닉슨 행정부에 의해 사면 됐다. 그리고 4년 뒤 실종됐다. 그가 사라지기 직전, 노조 연금펀드에서 수억 달러의 돈이 사라진 사실, 그 즈음 그와 마피아의 회동이 잦았던 점, 노조와의 갈등설, 기업들의 음모설 등이 그의 실종 미스터리를 안개처럼 가리고 있다. FBI는 2006과 2013년 “믿을만한 제보”를 받아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인근의 농장과 들판을 대대적으로 뒤졌지만 아무 흔적도 찾지 못했다.

오직 자신의 의지로, 심판이나 책임이 아닌 관계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실종시킨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타임’의 관심으로부터도 완벽히 사라졌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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