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조직 내에 성인 동성애자를 인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BSA는 27일(현지시간) 열린 전국이사회에서 성인이 맡는 단장 자리를 동성애자가 맡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철폐하되 종교 단체의 후원을 받는 조직은 예외로 하는 안을 45대 12로 가결했다.
미국 국방장관 출신인 로버트 게이츠 BSA 총재는 "너무 오랜 기간 이 문제로 분열되고 혼란스러웠다"며 "이제는 공유된 믿음으로 하나가 될 때"라고 말했다.
이 안은 앞서 지난 13일 열린 BSA 집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BSA는 2013년 5월 청소년 동성애자가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성인 지도자나 유급 직원은 제외했다. 당시에도 교회 등 보수단체가 반발하고 후원 기업들이 지원을 삭감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모르몬교는 "교회의 교리나 보이스카우트가 지켜온 가치에 맞지 않아 심히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모르몬교는 다음 달 교회 지도부 정례회동 때 보이스카우트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몬교는 교단 내 주요 비종교적 활동 가운데 하나로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선택해왔다. 2013년 기준 모르몬교 출신 보이스카우트 대원은 전체 대대원에서 1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편이다.
모르몬교가 동성애자 문제를 계기로 보이스카우트를 탈퇴할 경우 그간 보이스카우트에 단체로 가입해 적잖은 지원을 해온 가톨릭 등 다른 교단의 동반 탈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반면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인권캠페인(HRC)은 "보이스카우트 안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교회의 후원을 받는 단체에도 예외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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