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한·KB·하나·NH 순이익 3조4145억… 작년보다 13% 증가
신한지주 비은행 계열사 순익 32% 늘어, KB 누르고 1위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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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올 상반기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거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 반면 카드·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비은행 부문이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 하나 NH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4,145억원으로 3조229억원을 기록한 작년 동기보다 13%가 증가했다.
다만 세부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선두 다툼이 치열한 신한과 KB의 실적이 대표적이다.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넘긴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5,9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하며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그룹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상반기 35%에서 43%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KB는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작년에 비해 37% 늘어난 7,302억원을 기록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지원이 미미한 탓에 1조 클럽에 들어가지 못했다.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의 상반기 총 당기순이익은 2,926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3위권을 두고 경쟁을 벌인 하나금융과 NH금융의 실적도 비은행 부문의 성적이 희비를 갈랐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실적이 답보하거나 후퇴했음에도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카드, 하나생명의 실적이 각각 314%, 255%, 265%씩 늘어난 덕에 상반기 순이익은 7,488억원으로 작년보다 22.7% 증가했다.
반면 NH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3,00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지만, 다른 계열사의 실적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지난해 상반기보다 16.8% 줄어든 4,370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비은행 부문이 금융그룹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달 KB손해보험의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대우증권까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KB금융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은행의 순이익 비중을 50%대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비은행 비중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아 일찌감치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신한금융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지주사들의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20% 대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신한금융은 40%를 웃돌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로 인해 은행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지주 회사 체제가 일종의 실적 하락을 막아주는 ‘우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신한금융의 경우 이런 장점을 가장 극대화시키고 있다”며 “향후 비은행 비중 확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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