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가 28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밑돌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행사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많아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900원(1.55%) 내린 5만7,000원에 마감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발표된 5월26일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5만7,234원)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에는 5만6,4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양사 합병계약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 합계가 1조5,000억원 이상일 경우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특히 주주총회가 열린 이달 17일부터 27일까지 삼성물산이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인 것으로 미뤄볼 때, 이번 주가하락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합병 반대 세력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합병무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건설주가 전반적으로 약세인 데다가 주주총회 이후 이벤트 소멸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일 뿐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행사액 합계가 1조5,000억원을 넘는다고 해도 회사 정책상 합병 무산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어서 합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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