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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중소유통공동물류센터 가보니

입력
2015.07.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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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협동조합원이 주고객

고령 사업자엔 직접 배송까지

내달부턴 과일·채소 등 농산물도

28일 경기 부천시 오정물류단지 내 부천시 중소유통공동구매물류센터에서 부천시 수퍼마켓협동조합 직원이 지게차로 창고위에 쌓인 물품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28일 경기 부천시 오정물류단지 내 부천시 중소유통공동구매물류센터에서 부천시 수퍼마켓협동조합 직원이 지게차로 창고위에 쌓인 물품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28일 오전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물류단지내에 최근 문을 연 부천시 중소유통공동소매물류센터. ‘주류 배달’ 스티커가 붙어있는 1톤과 2.5톤 화물차에 소주와 맥주 박스를 싣는 사람들로 소란했다. 주류 박스들은 손수레와 지게차, 사람 손에 의해 부지런히 옮겨졌다.

3층 건물 높이의 물류창고 안에는 주류 외에도 음료, 과자, 세제 등이 박스 채로 높이 쌓여져 있었다. 쌀 등 양곡 포대들도 한쪽에서 손님들을 기다렸다.

이 곳 물류창고에는 일반 창고에선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나 볼법한 계산대와 계산원들이다.

부천시 물류센터는 부천시 수퍼마켓협동조합 조합원들과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는 슈퍼마켓 사장 등에게 물품을 싸게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은 물류센터 이용이 불가능하다.

물류센터 운영을 맡은 부천시 수퍼마켓협동조합 조병남(60) 상무이사는 “조합이 생산자로부터 물품을 구입해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소매점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통상 도매가보다 10% 이상 싸다고 보면 된다”며 “여러 도매상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거나 공급 받는 불편 없이 한곳에서 모두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물류센터는 현재 7,000여종의 물품을 구비하고 있다. 전산시스템이 가동되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가는 8월부터는 과일, 채소 등 농산물까지 갖춰 구비된 물품이 1만여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인원은 조합원과 준조합원을 합쳐 400명을 넘는다. 조합 측은 물류센터를 직접 찾기 어려운 고령 사업자들을 위해 수수료를 받고 물품을 직접 배송해주는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배송시스템이 자리잡으면 물류센터 이용자가 500~6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조합 측은 추산했다.

물류센터가 문을 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물류센터는 2011년부터 건립이 추진됐으나 오정물류단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12월에야 공사가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물류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물품 가격이 싸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조 상무이사는 “이 곳은 가격경쟁력이 있고 ‘상생’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오정물류단지에 힘 있는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들어오는 걸로 예정돼 있어 경쟁에 대한 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일반 소비자 (상대 영업)뿐 아니라 도매영업까지 손대면서 슈퍼마켓에 이어 대리점, 도매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품목 규제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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