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재추진 유성구와 마찰
갑천친수구역개발도 시 입장 외면
권 시장, 오늘 기관장들 기강잡기
대전시 산하 공기업과 출연기관들이 사업추진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 등과 마찰을 빚으면서 대전시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선거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권선택 대전시장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상태에서 이들 기관의 일방 통행식 정책추진은 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최근 대전도시공사의 성북동 골프장 재추진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허 청장은 “대전도시공사의 9홀 규모 성북동 골프장 조성사업은 공익성과 사업타당성 측면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며 “종합적인 계획없이 단순히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것은 지역은 물론 대전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성북동은 대전에 남은 마지막 보루지역으로 시민을 위한 공익성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활용계획을 찾아야 한다”며 “도시공사는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성북동 골프장은 2007년 제4차 대전권 관광개발계획에 포함된 종합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민간자본유치 실패로 수년째 표류하자 대전도시공사가 사업을 축소해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또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고 있는 갑천친수구역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주택사업권 일부를 민간에 개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시의 입장과 달리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마케팅공사는 시와 서구, 유성구 등과 행정절차를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2015 슬라이드 대전페스타’행사 개최를 먼저 발표했다가 안전성 문제로 허가를 얻지 못해 장소를 바꾸는 등 혼선을 빚었다. 공사측은 이에 따라 개최 장소를 급하게 변경하고 규모를 축소해 30일부터 8월5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전문화재단과 대전복지재단 등은 사무처장 인선 등을 놓고 구설수에 올랐고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제작사들에게 지원하는 제작지원금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영화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 기관장들은 대부분 권 시장이 민선 6기 수장으로 들어와 임명한 인물들이다. 일부는 자질검증 등을 위해 의회의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쳤지만 업무수행 과정 곳곳에서 물의를 빚으며 자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권 시장은 “중요한 사업은 사전에 구와 협의해서 시와 구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소통을 주문했다. 29일에는 이들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와 현안사항 등을 점검하며 기강잡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모로 시가 어려운 상황인데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와 안타깝다”며 “출연기관 경영평가체계를 구축, 평가 결과를 보수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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