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민들에게 ‘미사일 맨’이라고 불린 A.P.J 압둘 칼람 전 대통령이 27일 세상을 떠났다. 83세. 칼람 전 대통령은 이날 메갈라야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하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가난한 어부 집안에서 자라 신문을 팔며 학비를 벌었던 칼람 전 대통령은 인도 항공공학의 1인자로 부상한 뒤 1998년 라자스탄 사막에서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인도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인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그는 지금도 ‘인도 핵폭탄의 아버지’로 통한다. 과학자이자 과학 행정가로 이름을 널리 알린 그는 2002년 현재 집권당인 인도국민당 후보로 지명돼 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기간 특히 정보기술 육성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 와이프로, 인포시스 같은 거대 IT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칼람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 정부가 제공하는 최고급 빌라를 사양하고 가방 두 개만 들고 오래된 단칸방 집으로 돌아갔을 만큼 청렴한 금욕주의자였다. 자신이 해외 유학파가 아님을 강조하며 인도 교육 시스템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2006년 한국을 방문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이듬해에는 인도를 방문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은 “과학과 혁신에 대한 고인의 열정은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