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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규제에 중국산 공세에… 불안한 한국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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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규제에 중국산 공세에… 불안한 한국 인삼

입력
2015.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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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용은 10월부터 약사법 적용, 일반건강식품은 일반농산물로

이중규제에 산업 활성화 찬물… 중국, 세제 혜택 늘리고 생산 독려

국내 인삼의 주요 생산지인 금산 지역 곳곳에 인삼의 약사법 적용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금산고려인삼살리기운동본부 제공
국내 인삼의 주요 생산지인 금산 지역 곳곳에 인삼의 약사법 적용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금산고려인삼살리기운동본부 제공

1,500년 전통을 지닌 인삼은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뛰어난 품질과 효능으로 국내외에서 건강 식품으로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지난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우리나라 인삼이 의약품에서 식품으로 분류돼 통관 절차가 쉬워지며 수출길이 넓어졌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복잡한 이중 규제로 인삼 산업이 발목을 잡혔다. 여기에 중국산이 빠르게 국내외로 확산되면서 인삼 선도국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0월부터 까다로운 약사법 적용으로 규제 강화

국내에서는 인삼이 10월부터 약사법 적용을 받는다. 지난달 30일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규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약재용 수삼, 건삼, 홍삼 등은 10월부터 약사법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한의약업계가 한약재로 쓰이는 인삼류에 대해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한약재처럼 약사법을 적용하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인삼산지인 금산군청 관계자는 “한양재용 인삼류 유통을 장악하려는 한의약업계의 입김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같은 인삼류이지만 일반 건강 식품용은 일반 농산물로 분류돼 인삼산업법 적용을 받고 한약재용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사법 적용을 받는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특히 한약재용 인삼류 제조업자들은 우수의약품 제조공정(GMP) 시설 및 한약사 고용 의무화 등 한층 더 강화된 규제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의사를 고용하고 GMP 시설을 갖추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약사법 적용이 의약품에서 식품으로 전환해 인삼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세계화 추세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장성수 금산고려인삼살리기운동본부 사무처장은 “한약재용 인삼류가 약사법으로 관리되면 한약사 인건비 등을 포함해 유통과정에서 추가 발생한 비용 증가로 소비자 가격 상승만 가져올 것”이라며 “농민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산 공습에 해외 시장도 위협

여기에 외풍 또한 거세다.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며 해외에서 우리나라 인삼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산 인삼은 최근 한국 종자의 불법 유입과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눈에 띄게 신장하고 있다. 조선족이 가장 많이 모인 중국 지린(吉林)성 인삼 매출은 2011년 133억 위안(약 2조4,000억원)에서 2013년 290억 위안(약 5조3,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지린성의 인삼 생산량은 전 세계 70%에 이르며 중국내 생산량의 98%를 차지한다.

반대로 국내 인삼 재배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생산 농가의 고령화 등으로 생산량이 2010년 2만6,944톤에서 지난해 2만978톤으로 줄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가격과 품질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중국 제품을 압도하는 점이다. 그 바람에 중국산 인삼은 한국산의 10분의 1수준인 ㎏당 1,000위안(약 1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인삼은 농약 잔류량이 상대적으로 높고 인체에 유익한 사포닌 성분도 한국 인삼의 절반 수준에 그쳐 국제시장에서 낮게 평가 받는다.

이를 만회하고자 중국은 한국산 인삼 종자를 연 평균 400~500톤까지 불법 밀반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인삼의 품질 향상을 위해 2012년부터 인삼을 ‘신자원 식품’ 항목에 포함해 세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산이 우리나라 인삼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품질을 빠르게 끌어 올리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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