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관계자 만나 북핵 논의
北, 대중 유화메시지 행보 주목
북한 핵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한미일 3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북중관계에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 조짐이 포착된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북핵 관련 대화를 전면 차단한 상황이어서 단기간 내 급진전은 어려워 보인다.
미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시드니 사일러 국무부 6자회담 특사는 27일 김건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비롯한 외교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 핵협상 타결은) 북한이 결정을 내리고 다른 길로 가기를 원한다면 미국도 융통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일러 특사는 28일부터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며, 한미일 차석대표들은 31일 일본 도쿄에서 3자 회동도 갖는다. 앞서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9일부터 24일까지 중국을 방문,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비롯한 중국 측 인사들을 만나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 측 역할 확대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6자회담 당사국의 빨라진 행보 사이로 중국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던지는 북한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6ㆍ25 정전협정 체결일(북한 전승절)을 하루 앞둔 26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6ㆍ25 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대해 두 차례나 경의를 표했다. 지난해 유사한 행사 때 ‘중국’이라는 단어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북중 우호관계 회복을 상징하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북한은 이란 핵협상 타결 직후인 21일 외무성 대변인 입장 표명을 통해 “우리는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논하는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어놓은 상태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 로켓발사장에서 최근 사정거리 1만km급 로켓 연소실험을 실시하는 등 9월 9일 정부 수립일,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 한 미사일 발사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 뉴욕채널도 가동되지 않고 있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이 예고되는 등 앞으로도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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