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7일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7,600달러에 머물러 작년(2만8,100달러)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2.6%와 원ㆍ달러 평균환율 1,109원 등을 가정해서 산출한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용화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초만해도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월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을 거치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성장동력 자체가 떨어졌다”면서 “하반기에 추가경정(추경) 예산이 얼마나 잘 활용될 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2만3,102달러에서 2009년 1만8,337달러로 급감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2만8,101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나 내년께 3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서 3만달러 도달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대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9%로 하락하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17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에 처음 진입한 2006년을 기준으로 할 때 2023년에야 4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OECD 주요국의 경우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4만달러 평균 달성기간은 13.6년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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