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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손목 찾아라" 빗속의 투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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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손목 찾아라" 빗속의 투캅스

입력
2015.07.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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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중부서 황규조ㆍ박재주 경위

과속 악명 도로서 사고 운전자 발견

위험천만 수색끝 접합수술 받게 해

교통사고로 잘린 운전자의 손목을 신속하게 찾아내 무사히 접합수술을 받게 한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 소속 황규조(왼쪽) 경위와 박재주 경위. 마산중부서 제공
교통사고로 잘린 운전자의 손목을 신속하게 찾아내 무사히 접합수술을 받게 한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 소속 황규조(왼쪽) 경위와 박재주 경위. 마산중부서 제공

“잘려 나간 손목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24일 오후 10시5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동산마을 앞 진주방향 2번 국도. 이날 빗길 교통사고 예방순찰에 나선 마산중부경찰서 진전파출소 소속 박재주(50) 황규조(58)경위는 도로 갓길에 멈춰선 승용차 한 대를 발견했다. 이상한 생각에 차 안을 들여다보니 운전자 송모(47)씨가 왼쪽 손목이 잘린 채 머리를 핸들에 박고 정신을 잃은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두 경찰관은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사고 운전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잘려진 손목 찾기에 나섰다.

일단 사고 지점 파악이 우선이란 생각에 박 경위 등은 사고 차량이 발견된 곳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다 200여m 떨어진 도로 중앙분리대에서 교통사고 흔적을 발견하고 곧바로 손목 찾기에 나섰다. 해당 구간은 보름 전에도 인명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과속으로 악명 높은 곳이었다. 이날도 폭우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차량들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과속해 자칫 잘못하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박 경위는“사고현장을 보니 운전자가 손을 창 밖으로 내민 채 운전하다 중앙분리대 위 돌출돼 있는 반사경과 충돌하면서 왼쪽 손목이 잘려 나간 것으로 보였다”면서 “쏜살같이 달리는 차량을 피하면서 도로를 수색하는 것은 정말 위험 천만했지만 소중한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곳 저곳 정신 없이 수색하다 33분만에 손목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손목을 비닐봉지에 담은 채 곧바로 순찰차량으로 40여㎞를 내달려 20여분 만에 마산회원구 모 병원 의료진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이때가 오후 11시54분. 사고 차량 발견에서 손목수색, 또 의료진 인계에까지 불과 1시간 남짓 걸렸을 뿐이었다. 두 경찰관의 놀라운 순발력과 헌신적인 희생 덕분에 사고 운전자는 무사히 손목 접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박 경위는“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운전자의 손목접합 수술이 후유증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이동렬기자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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