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계 돈 몰릴 통장… 증시로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계 돈 몰릴 통장… 증시로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

입력
2015.07.27 13:48
0 0

예금·적금·펀드 등 다양한 상품, 한 계좌에 담아 운용 가능해 편리

이자·배당·양도 소득 비과세 혜택, 내달 개정안 확정… 내년초 출시

세금 부담 없이 펀드, 예ㆍ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운용할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내년 출시되면서 재테크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ISA는 특히 안전자산 위주로 부를 축적하던 가계가 주식ㆍ파생상품 등을 기반으로 한 투자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제공, 전례 없는 규모의 머니무브(자금이동)를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를 위시한 금융권은 정부 및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될 ISA 시행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이자ㆍ배당수익 비과세 혜택

27일 금융투자업계,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초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서 ISA 도입 방향을 확정한다. 연내 국회 입법 절차를 밟아 내년 초 ISA 상품을 출시하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한국형 ISA 도입 방안’,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각각 발표하고 ISA 제도의 윤곽을 제시했다. 영국(1999년 도입), 일본(2014년) 등에서 ‘국민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가계자산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해외 ISA 제도를 벤치마크로 삼되,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가계 금융자산, 세제혜택 금융상품의 난립 등 한국적 특수 상황 해소도 고려한 정책적 선택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ISA는 가입자가 계좌를 개설한 금융기관에 상품 편입을 지시하는 신탁계좌 성격을 띠게 된다. 어떤 금융회사 상품도 자유롭게 편입할 수 있고, ISA 자체를 다른 금융사 계좌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ISA 가입자에게 이자, 배당 등 상품운용 수익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해주되 소득공제 혜택은 주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등 올해 말 가입기한이 종료되는 비과세 상품은 ISA로 통합된다.

금융상품 투자 저변 확대 전망

예금부터 위험투자까지 비과세 혜택이 고루 적용된다는 점에서 ISA는 다양한 재테크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세제혜택 금융상품은 대부분 특정 금융권의 단일 상품으로 한정돼 위험성향이 다른 잠재적 가입자들을 배제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ISA가 저금리 시대에 금융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많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SA는 연내 도입될 금융상품자문업과 더불어 금융권역 간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자유로운 상품 편입 및 교체가 가능한 만큼 경쟁력 없는 상품은 금세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달 ISA 도입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금융소비자의 관심은 가입 요건, 편입 상품, 비과세 금융 한도, 비과세 기간 등에 쏠리고 있다. 정부는 소득 제한 없이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 비과세 금액은 연 2,000만원, 비과세 기간은 5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ㆍ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ISA 편입이 유력한 가운데 주식과 보험은 일단 편입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단, ‘부자 감세’ 논란을 어떻게 비껴갈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분주해진 증권업계

금융권은 ISA 출시를 앞두고 잔뜩 고무돼 있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ISA의 세제혜택 기간을 고려할 때 장기거래가 가능한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금, 증권 등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계좌인 만큼 금융사 복합점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수년 전부터 ISA 제도 도입을 앞장서 주장해왔던 증권업계는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저금리와 부동산가격 정체로 갈 곳을 잃은 가계자금이 ISA를 매개로 대거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ISA 도입 첫 해인 지난해 3조엔(30조원)의 예치금이 주식에 투자돼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일본이나,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6%(2012년 기준)에 달하는 자금이 ISA를 통해 증시에 유입되는 영국의 사례가 그 근거다. 서보익 유진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세제혜택을 갖춘 한국형 ISA는 국내에 투자문화를 확산시킬 중대한 정책적 지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당국 또한 ISA의 도입 목적을 ‘서민ㆍ중산층 자산형성’에 두면서도 가계자금의 증시 유입 효과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예금 위주의 기존 재산형성 지원 프로그램과는 다른 획기적인 상품구조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제혜택 한도를 예ㆍ적금과 투자상품에 따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내달 ISA의 세부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상품 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ISA의 타깃 계층인 서민ㆍ중산층을 겨냥한 저(低)리스크형 투자상품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도 ISA 출시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 외에 은행, 보험사 등도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