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 구자욱(22)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신인왕 레이스도 뜨거워지고 있다.
구자욱은 올해 팀이 치른 89경기 중 85경기에 나와 타율 0.348, 9홈런 44타점 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팀 내 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전체로 놓고 봐도 3위에 오를 만큼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465에 이를 정도로 물이 올랐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 0.259로 1군 무대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5월 한 달 간 타율 0.310을 기록하는 등 점차 적응을 해나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타격폼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상대팀의 집중 견제도 뚫어내고 있다. 6월부터는 타율 0.436를 때려내고 있는 중이다.
구자욱의 질주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는 건 신인왕 레이스 때문이다. 사실상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신인왕은 넥센 유격수 김하성(20)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였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키던 강정호가 떠나며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고졸 2년차 신인 김하성이 그 자리를 꿰찼다. 김하성은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자리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4월까지 타율 0.326을 올리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풀타임을 치르면서 기복을 보이고 있는 게 약점이다. 김하성은 5월 한 달간 타율 0.221로 주춤했지만 6월에는 타율 0.329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7월 들어서는 타율 0.237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해 가장 쉬어주지 못한 선수가 김하성과 유한준, 박병호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만큼 김하성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하성이 조용한 사이 구자욱의 반격이 시작됐다. 구자욱은 김하성에 비해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갖지 못해 경기 출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구자욱이 꾸준히 경기 출장을 하며 자신의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구자욱은 올해 1루수와 3루수, 중견수, 우익수로 경기에 나섰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구자욱과 김하성의 신인왕 레이스가 치열해질수록 팀은 물론 팬들도 즐거워진다. 누가 신인왕을 차지해도 '역대급'으로 남는다. 구자욱은 1998년 강동우(타율 0.300)이후 17년 만에 신인 3할 타자를 노리고 있다. 김하성은 1994년 유지현 이후 역대 두 번째 '유격수 신인왕'을 꿈꾸고 있다.
사진=삼성 구자욱(왼쪽)-넥센 김하성.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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