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ㆍ대형사고 꾸준히 줄어든 영향
OECD 평균보다는 아직도 많아
운전 경력 많을 수록 치사율 높아
과속ㆍ급차선 변경 자주한 탓 추정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40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망사고를 내는 비율은 운전 경력이 많은 운전자가 초보 운전자에 비해 높았다.
경찰청이 26일 공개한 ‘2015년판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9.4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 10.1명에서 0.7명 감소한 것으로 1974년 9.0명 이후 40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경찰은 음주ㆍ대형사고가 꾸준히 감소한 것이 사망사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음주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592명으로 2013년 727명보다 18.6% 감소했다. 대형사고 사망자수 역시 지난해 86명으로 2013년 101명보다 14.9%가 줄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속적인 음주 운전 단속 등 예방 활동과, 시민 의식 성장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이미 2004년(9.4명) 한 자릿수 이하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4,762명)를 월별로 보면, 10월과 11월 등 가을 행락철에 사망사고가 많았고, 요일별로는 월ㆍ목요일(각 14.7%)에 많았다. 시간대 경우 퇴근시간대인 오후 6∼8시와 출근시간대인 오전 6∼8시에 사망사고가 집중됐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10년 이상 운전 경력자들이 5년 이하 초보 운전자들보다 사망사고를 더 많이 낸다는 점이다. 운전면허 소지자 100명당 사고 건수인 사고율을 보면 5년 미만 운전자는 0.7%로 10~15년 운전자(0.6%)나 15년 이상(0.7%) 운전자와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교통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인 치사율은 5년 미만 운전자가 1.9%인 반면 10~15년 운전자(2.1%), 15년 이상 운전자(2.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운전 경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신감 때문에 과속과 급차선 변경 등을 자주 하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지역별로 차량 1만대당 사망률은 전남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3.3명)과 전북(3.2명)이 그 다음이었다.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전북 순창(9.55명)이 가장 높았고, 전남 보성(8.91명)과 경북 청송(7.92명) 등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위반사례 별로 보면 졸음운전과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의무위반이 전체 70.8%로 압도적이었고, 중앙선 침범(8.1%)과 신호위반(7.5%) 과속(3.8%)이 뒤를 이었다. 과속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180명으로 2013년(144명)에 비해 25.0% 급증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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