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단일요금 등 우호 행보 나서
‘드디어 앙숙관계가 풀리는 것일까.’
지리상으로 보면 이웃사촌도 이런 이웃사촌이 없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두 도시는 행정구역이 겹치는 KTX 역사 명칭이나 KTX역 택시영업권 등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하면서 10년 넘게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왔다. 그랬던 두 도시가 최근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천안ㆍ아산 시내버스 단일요금제. 양 도시는 지난 24일 아산시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천안아산생활권행정협의회를 열고 두 도시 간 시내버스 요금을 단일요금제인 1,400원으로 결정, 내년 상반기 중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현재 두 지역간 이동 시 시계(市界)를 벗어나면 거리에 따라 할증요금을 내야 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두 도시는 해마다 따로 개최하던 일자리 박람회도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구인 업체나 구직자가 뒤섞여 있는 특성을 살려 두 도시가 공동 개최할 경우 예산 절감과 함께 구인ㆍ구직자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행정협의회는 또 ▦KTX 역사 내 공동홍보관 ▦시티투어 상품 공동개발ㆍ운영 ▦로컬푸드 판매장 사용 상호 협력 ▦천안ㆍ아산 시립도서관 공동 활용 ▦시립예술단 상호 방문 공연에 합의했다. 화장장(천안)과 공설 봉안당(아산) 사용료 할인 문제는 추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행정협의회에서 다뤄진 8개 안건은 하나의 생활권인 두 도시가 상생 발전하기 위해 한 발짝 더 전진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구본영 천안시장도 “천안과 아산 시민의 생활 편익을 증진하고 구체화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6ㆍ4지방선거 당시 두 도시의 현안 해결을 위한 ‘상생발전 협약’을 맺은 복 시장과 구 시장은 당선된 이후 세부 실천을 추진해 왔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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