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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바람의 언덕

입력
2015.07.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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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 매봉산은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기의 바람날개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바람의 언덕’이란 별칭도 얻었다. 해발 1,000~1,300m 고지대여서 여름엔 피서지로도 그만이다. 하지만 경사 급한 비탈밭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자락은 그만큼 가뭄과 홍수에 취약하다. 배추를 계속 생산하려면 대량의 영양분(비료)을 끝없이 투입해야 한다. 온갖 악조건을 딛고 고랭지 배추를 생산하는 노력과 정성은 위대하지만 결국 이곳은 풀과 나무가 어우러진 뭇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되야 할 자연의 언덕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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