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20배↑ 다른 연령층 압도, 고령층도 삶의 질 적극 챙겨
스마트폰 탓 30대 증가율이 2위… 허리디스크·목디스크 順 많아
국내 70대 이상 고령층 척추질환 환자가 최근 16년 새 20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70대 이상층은 연령대별 환자 증가율에서 30대(16.8배), 40대(10배), 50대(8.2배)를 모두 추월, 국내 노년층이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삶의 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16년간(1999년 6월1일~2015년 5월31일) 내원한 척추환자 100만 1,554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척추환자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척추 환자수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50대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30대 환자가 급증, 환자수에서 50대를 앞질렀다. 2000~2014년 15년간 30대 척추환자는 연평균 105%(2074명→3만4,846명) 늘어난 데 비해 40대는 62.9%(2,400명→2만5,488명), 50대는 51.5%(2,428명→2만27명) 증가해 30대에 못 미쳤다.
2000년을 기점으로 한 50대와 30대간 척추환자 역전(逆轉)은 컴퓨터와 인터넷, 뒤이은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이 배경으로 보인다. 30대와 50대 척추 환자수는 2000년 엇비슷해졌고, 2006년과 2009년을 기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이는 컴퓨터 대중화와 휴대폰 사용인구 4,000만 돌파, 스마트폰 보급 시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젊은층일수록 디지털기기와 인터넷에 친숙하고 이용시간도 더 많다 보니 척추질환에 그만큼 더 쉽게 노출됐던 것이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은 “스마트폰 등 문명의 이기는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목디스크, 일자목증후군, 퇴행성 척추질환 같은 척추질환의 급증을 함께 불러왔다”고 했다.
70대 이상 척추환자의 증가세는 드라마틱 했다. 30대 척추질환 환자가 1999년 2,074명에서 2014년 3만4,846명으로 16년 새 16.8배 증가하는 동안 70대 이상층은 이보다 더한 20.2배나 증가했다. 이는 ‘60대 중년’이라는 말처럼, 길어진 수명에 따라 70세 이상 고령층이 삶의 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읽힌다. 박 병원장은 “대한민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들고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노년층도 만성통증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했다.
한편, 척추 환자들을 증상별로 분석한 결과, 허리디스크가 54%로 가장 많았고, 목디스크(18%)가 뒤를 이었다. 통증 발생 후 첫 내원 시기는 절반가량(51%)이 1개월 이내였고, 1개월 이상 통증을 느낀 경우도 49%에 이르렀다. 이는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6월 8~14일 전국 17개 산하 병ㆍ의원의 환자 504명을 분석한 또 다른 조사결과다.
조사결과, 10명 중 4명가량(39%ㆍ195명)은 “수술을 권유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해,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는 중증 질환자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치료 전후의 통증 감소지수(VAS)를 비교한 결과, 수술을 권유받은 쪽은 VAS 3.6, 그렇지 않은 쪽은 VAS 3.5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 중증 환자들의 증세 호전율도 일반 환자와 별 차이가 없었다. 척추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은 약침치료(49%)로 조사됐고, 이유로는 “통증이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5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수술 필요한 척추질환은 5%뿐 신체 균형 잡아 재발 막아요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척추환자 100만명 진료’ 기록을 공인 받았다. 기록에 따르면 1999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으로 이 병원을 찾은 환자는 모두 100만 1,554명이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은 최근 만남에서 100만명 기록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환자들이 후유증과 부작용이 없는 한방 척추치료를 선호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한방에는 ‘비과학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박 병원장은 한방 치료법의 과학적 근거를 따져묻는 질문에 “척추질환은 대부분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질병”이라며 “정형외과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캠벨의 ‘정형외과학’에서도 ‘수술이 필요한 척추질환은 전체 질병의 5%미만’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생한방병원은 각종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동작침(MSAT)과 추나요법, 약침 등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급성요통으로 인해 앉지도 서지도 못할 만큼 심한 통증에는 동작침 치료를 하고, 추나요법을 이용해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인해 비틀어진 척추 뼈와 인대를 바로 잡는 한편, 근골격계질환에 효과가 뛰어난 신바로메틴 성분의 약침으로 증상을 가라앉힌다.
박 병원장은 “한방의 척추 치료법은 통증이 발생하는 환부를 직접 치료하는 서양의학과는 접근방법이 다르다”며 “병이 발생한 원인을 찾고 잘못된 자세로 인해 무너진 신체 균형을 바로 잡아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고 차이점을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현재 미국 7개 도시에서 지점병원을 운영 중이다. 박 병원장은 “침과 한약을 사용하는 한방 치료법이 통증을 빠르게 줄이면서도 뼈와 신경을 강화해 수술을 하지 않으면서도 허리디스크 환자를 치료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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