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넥센 감독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아무리 걸어 나가도 제 자리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넥센은 답답한 마음이다.
넥센은 지난달 7일부터 4위를 지키고 있다. 50일 동안 같은 자리다. 자연스럽게 넥센은 1~3위에 올라 있는 삼성, 두산, NC를 잇는 '중위권'으로 분류돼가고 있다.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조금씩 벌어진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위에 붙고 싶었는데 그게 안 된다"며 "스트레스가 시작된다"고 답답해했다.
넥센은 전반기 막판까지 4위 탈출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불펜의 역할과 등판 일정 등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 막판 "필승조가 지는 경기에 나올 수도 있다"며 매 경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전반기를 마치기 전까지 승패 차를 +10으로 만들어 후반기 도약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투입한 필승조 조상우가 흔들리는 등 꼭 잡고자 하는 경기를 내주면서 원하던 만큼의 승수를 쌓지 못했다. 넥센이 이기는 날엔 5위 한화도 승리를 하면서 격차를 벌리지도 못했다.
결국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올 시즌은 유례 없는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각 팀간 승차 간격이 촘촘하다 보니 한 경기 승패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올해는 와일드 카드제가 도입돼 4위는 5위와 맞대결을 통해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심리적인 부담이 큰 4위에서 더 빨리 벗어나고 싶은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나도 나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상황에서 한 경기, 한 경기의 영향이 더 커지면 피로도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반기에 더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 공을 들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아무래도 상위권 팀에 속해 있다 보면 순위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 하게 된다"며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25일까지 넥센은 3위 두산에 2.5경기 차 뒤져있고, 5위 한화에 1.5경기 차 앞선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넥센은 지난해 후반기 30승1무15패(승률 0.667)로 대약진을 이뤄내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막판 상승세를 꿈꾼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마지막 30경기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3위까지 확실한 혜택을 받는 만큼 3위 안에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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