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한현희.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화끈한 타격, 탄탄한 불펜. 지난 2년간 넥센을 강 팀 반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로는 뭔가 부족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선발 야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그토록 토종 선발 10승 발굴을 목표로 손혁 투수코치와 함께 많은 공을 들인 이유다.
가장 기대를 모은 투수는 홀드왕 출신 한현희와 지난해 9승을 거둔 문성현이었다. 손혁 코치 또한 "두 명 모두 10승이 가능하다"며 "5선발 후보 금민철도 마찬가지"라고 자신했지만 뚜껑을 연 결과 올해도 결국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현희는 시즌 초반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수를 쌓아가다가 지난 16일 삼성전부터 다시 불펜으로 돌아섰다. 10승까지 2승이 남았지만 적은 구종 탓에 선발 투수로서 한계를 노출했다. 17차례 선발 등판 성적은 8승4패 평균자책점 5.48.
생각보다 올라가지 못한 팀 순위와 셋업맨 조상우의 부진 또한 한현희의 불펜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염경엽 감독은 "나도 토종 10승 선발을 만들어주고 싶었고 선수 본인도 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팀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도 투수 쪽은 실패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손혁 코치는 물론 나 또한 정말 기대했고 자신 있었다. 준비도 잘 됐었다. 그러나 문성현과 금민철은 (부진한 탓에) 전반기에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고, 김대우도 그랬다. 결과적으로 하나도 안 됐다"고 돌이켜봤다.
▲ 넥센 송신영.
그나마 토종 선발 10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베테랑 송신영이다. 그는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넥센의 올해 잔여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 10차례 이상 더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 중 4승만 거둬도 2009년 이현승(두산) 이후 6년 만에 토종 선발 '흑역사'를 깬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38세의 많은 나이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기에는 체력적으로 힘겹다. 또 당장의 1승이 급한 상황이라 믿을 만한 외국인 선발 2명 밴헤켄과 피어밴드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지금 (송)신영이가 10승을 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꾸준히 10승을 할 수 있는 젊은 투수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데 신영이는 베테랑"이라며 기록을 위해 특별 관리를 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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