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는 24일 김포 2사단 소속 병사가 선임병의 구타, 가혹행위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한 사건의 재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폭력 가담자 등 16명에 대한 처벌 방침을 밝혔다.
해병대에 따르면, A일병은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같은 생활관 선임 4명에게 생활관과 화장실에서 태도가 불량하고 기합이 빠졌다며 얼굴과 가슴을 3, 4차례 맞았다. 이후에는 다른 선임으로부터 수시로 욕설을 듣고 경례를 500차례 하도록 강요 받는 등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A일병은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지난달 28일 생활관 3층에서 투신 자살을 시도했다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해당 부대는 관련 병사 3명을 징계 처분하는데 그쳤다. 이에 가족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해병대사령부는 헌병단장 등 4명을 긴급 투입해 지난 20일부터 나흘간 재수사에 착수했다.
해병대는 재수사를 통해 구타, 가혹행위에 가담한 병사를 추가로 확인하고 7명을 형사 입건했다. 또한 해당 대대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소속부대 간부 6명을 지휘감독 소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아울러 초동수사를 담당했던 사단 헌병대장(중령)을 보직 해임하는 등 지휘관 3명에 대해서도 부실수사로 처벌할 예정이다. 이외에 1차 가해자로 영창 조치했던 3명에 대해서도 비위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형사처벌을 검토 중이다.
해병대는 이 같은 재수사결과에 대해 “최초 피해사실을 인지한 현장부대에서 엄중하게 처리하지 못했고 조사를 담당한 사단 헌병대의 수사도 부실한데다 소속부대 간부들의 피해자에 대한 신상관리와 적절한 지휘조치가 미흡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해병대 측은 “A일병이 퇴원하면 희망 근무지로 조정하는 한편 해병으로서 명예롭고 안전하게 복무를 다하고 전역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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