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는 외국사절협박 혐의로 이모(33)씨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8일 새벽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리퍼트 대사를 살해하겠다는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게시글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문으로 작성된 12줄 분량이며 ‘핵을 이용해서 살해하겠다’ ‘저세상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는 작성 글을 캡처해 미국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포챈’에 유포하기도 했다. 게시글을 확인한 미 대사관은 10일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IP추적과 탐문수사를 통해 14일 이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잇따라 실패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적 반감을 나타내는 글을 여러차례 작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보이는 이씨가 온라인에서 관심을 얻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협박이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두려움을 느꼈다면 처벌을 할 수 있다”며 “미 대사관 측도 처벌을 요구하는 만큼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형법상 외국사절협박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금고형에 처해진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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