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삼성물산과 합병을 앞둔 제일모직이 4,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주주 친화 경영을 실천하고 주가 하락을 막아 합병 반대 주주들이 대거 매수 청구에 나서며 합병까지 취소시키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250만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은 24일부터 보통주식 250만주를 장내 매수한다. 매입 자사주 규모는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22일 종가 기준으로 4,400억원이다.
매입이 완료되면 제일모직의 자사주 지분율은 14.1%에서 15.95%로 1.85% 포인트 상승한다. 합병 삼성물산 기준으로 계산하면 12.33%다. 이 같은 제일모직의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은 삼성물산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주가는 임시 주주총회 하루 전인 16일 6만9,300원이었으나 23일 5만9,100원으로 1만원 가량 떨어졌다.
만약 삼성물산 주가가 계속 하락해 매수청구권 가격인 5만7,234원보다 낮아질 경우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대거 매수청구에 나설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쳐 총 1조5,000억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은 취소될 수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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