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토착 영화인이 아니다. 그렇다고 대기업이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예전엔) 일반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좋아했고 영화 일을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던 김우택 NEW(뉴) 총괄대표는 영화광 출신이 수두룩한 충무로에서 조금은 이질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는 국내 영화계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이다. “영화 일을 하면서 뿌듯함과 즐거움을 알게 됐다”는 김 대표를 23일 오전 서울 언주로 뉴 사무실에서 만났다.
엘리트 회사원의 길을 걸어온 김 대표는 2008년 뉴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영화인의 길에 들어섰다. “주변에선 미쳤냐는 말이 나왔으나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김 대표는 “(쇼박스 대표로 일하던 시절) 스크린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 내 인생을 걸어볼 만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이 좋았고 좋은 직원들이 함께 해줘 예상보다 회사가 빠른 성장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다들 재미있어 하나 사업으로 보면 영화시장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쉬운 비즈니스가 아니니까 제가 성공적인 모델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어정쩡한 ‘출신성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기업 지원을 받지도 않고 감독 출신도 아니니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비즈니스로 영화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자원(자본과 인력)이 부족해도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굉장한 강점”이라고 했다.
뉴는 대기업 계열사인 CJ E&M 영화부문과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와 달리 영화를 투자하고 제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직원이 시나리오를 읽은 뒤 투자를 결정하고 일단 제작에 들어가면 감독과 제작사의 자율성을 많이 존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뉴가 (대기업 계열) 회사와 달리 혁신적인 면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다”면서도 “작은 차이라도 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적보다 기업 문화 형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매출을 중요시하는 회사보다 구글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좀 더 창의적이고 복지와 근무형태, 채용방식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회사 문화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이 되고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중국시장에 대해선 “어차피 가야 할 시장”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기업 화책미디어의 투자를 받은 것도 중국시장 진출의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화책미디어와는 수평적이고 협조적이며 상호보완적인 파트너 관계”라며 “한국시장에서는 우리가, 중국시장에서는 그들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는 하반기 화책미디어와 5 대 5 합자로 중국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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