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법무장관이 첫 서명
유동근ㆍ한비야ㆍ이철희 원장도 동참
취지 공감 땐 누구나 참여 가능

구호전문가 한비야, 배우 유동근,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철희, 법무부장관 김현웅.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네 사람에게 공통점이 생겼다. 정부가 운영하는 첫 공익신탁 위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들은 법무부가 2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제 1호 공익신탁 출범식’에 참석해 첫 위탁자로서 신탁계약서에 서명했다. 공익신탁이란 장학, 구호 등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신탁을 말한다. 위탁자가 일정 재산을 이전하면, 수탁자는 이를 관리ㆍ운용해 나온 수익금으로 위탁자가 의도한 공익사업에 부합하는 이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법무부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공익신탁법을 제정해 지난 3월부터 시행했다. 기부액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신탁을 인가제로 고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신탁은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설정할 수 있지만, 공익신탁의 경우 위탁자와 수탁자 간 계약만으로 즉시 설정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이다. 법무부는 하나은행에 공익신탁 운용을 위탁하고 있다.
이날 공익신탁한 4명의 신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백만~수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금액공개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법무부 직원들 급여에서 각 1,000원 미만을 모아 범죄피해자, 난민, 수용자 가족 생계비 지원을 목적으로 만든 ‘법무부 천사 공익신탁’은 1억 6,000만원 규모”라고 말했다.
이들 4명의 신탁 목적은 공익이란 공통점 외에는 제 각각이다. 한비야씨는 자신이 교장인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의 세계시민 양성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비야의 세계시민학교 공익신탁’을 설정했다. 유동근씨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독립운동 기념사업, 독립유공자 공훈선양 사업, 독립유공자 후손 생계 및 교육 지원 사업에 사용해 달라며 ‘광복 70주년 나라사랑 공익신탁’을 설정했다.
이철희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중인 난치성 질환 어린이를 지원하는 ‘난치성 어린이 치료를 위한 공익신탁’을 설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난치성 어린이 치료 지원을 위한 공익사업을 계속해 왔다고 한다. 김현웅 장관은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의 심리치료 비용을 지원하고, 이들에게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는 곰 인형도 함께 전달하는 내용의 ‘상처받은 아이 보듬는 법무가족 파랑새 공익신탁’을 설정했다.
김 장관이 설정한 공익신탁에는 공익신탁 1호, 유씨의 신탁은 2호, 한씨의 것은 3호, 이 원장의 것은 4호, 법무부 직원들의 신탁은 5호 이름이 붙었다. 법무부는 6호 공익신탁자를 기다리고 있다. 유씨, 한씨, 이 원장 3명의 공익신탁에는 취지에 공감하는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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