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조금 횡령 한국미협 순천지부장 입건
전남 순천경찰서는 23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횡령)로 한국미술협회 순천지부장 강모(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15회 순천시미술대전 행사를 치르면서 순천시에서 행사 보조금으로 받은 5,800만원 중 1,462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홍보용 책자 제작 업체에 4,610만원을 지급한 뒤 현금으로 1,000만원을, 그림 족자 제작업체에도 1,006만원을 지급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462만원을 각각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지부장에 당선된 강씨는 임기 4년 동안 매년 같은 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그때마다 거래 업체를 새롭게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이상 미술협회와 거래하며 ‘갑을관계’에서 을의 위치였던 제작 업체들은 다음 거래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강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당시 행사를 주최한 순천시는 미술대전 보조금이 부정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으나 혐의점을 밝혀 내지 못했다. 경찰은 과거 행사에서도 비슷한 횡령이 관행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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