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ㆍ58ㆍ사진)가 4년 만에 당국으로부터 여권을 돌려받았다.
아이웨이웨이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오늘, 내 여권을 받았다’는 글과 함께 여권을 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의 전방위 행위 예술가 겸 건축가로 그동안 중국의 정치적 상황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중국 정부와는 대립각을 세워 왔다.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가 걸려 있는 톈안먼(天安門)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찍은 사진 등이 유명하다. 2011년에는 탈세 등 혐의로 81일 동안 구금된 적도 있고 이후 여권을 몰수당해 사실상 출국 금지가 된 상태였다.
활동이 뜸했던 아이웨이웨이는 지난달 베이징(北京)의 798예술구에서 개인 전시회를 개최했다. 당국이 이 전시회를 허용한 것은 아이웨이웨이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를 자극하는 아이웨이웨이의 비판적 언행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정한 타협의 결과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798예술구에서 열린 아이웨이웨이 전시회는 중국의 전통 건축물을 다룬 것으로, 정치색이 배제됐다.
여권을 받은 뒤 아이웨이웨이의 첫 방문국은 독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는 그의 아들이 살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또 오는 9월 런던에서 영국왕립미술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개인 전시회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그러나 아이웨이웨이는 “여권을 돌려받긴 했지만 다른 나라를 가는 건 여전히 그들이 비자를 내줄지 여부에 달렸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편 홍콩 시민단체들은 최근 일주일 사이 중국에서 모두 200여명의 인권 변호사와 운동가가 당국에 끌려가 조사를 받거나 실종이 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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