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LG 이병규(41·등번호 9)의 올 시즌은 쓸쓸하기만 하다. 팀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전전하고, 그는 두 달째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각 팀에서 베테랑들의 '회춘'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지만 그의 존재감은 점점 작아져만 가고 있다.
이병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5월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꾸준히 재활에 매진했고 현재 몸 상태에 문제는 없다. 지난달 27일부터는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나서기 시작해 12경기에서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1군 콜업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상문 LG 감독은 2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이병규는 지금 당장 1군에 올리진 않을 것 같다"며 "선택을 해야 할 문제다. 어느 것이 팀 전력에 가장 도움이 되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햄스트링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이병규는 아직 수비를 소화하지 못한다. 양상문 감독은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대타 요원밖에 안 된다. 엔트리를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다. 우리 팀이 2,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아닌데 대타 요원 자리를 줘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선수들에게 경험을 더 줘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고 털어놨다.
프렌차이즈 스타인 이병규는 더그아웃에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2013년에는 타율 0.348, 5홈런 74타점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팀을 11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62경기 출장에 타율 0.251, 2홈런 25타점으로 하향세를 탔고 올 시즌에도 1군에서 35경기에 나와 타율 0.222, 1홈런 8타점에 머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LG 외야에는 문선재, 채은성 등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났고 이병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타자이지만 수비와 주루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경쟁'에서 밀렸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양상문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병규를 왜 안 올리느냐는 이야기가 더 나올 것이다"며 "병규에 관해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LG는 현재 9위에 머무르고 있다. 순위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긴 하지만 선두권 도약을 위해 '올인'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긴 어렵다. 베테랑의 확실한 한 방만큼이나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위한 경기가 강조될 수 있는 시기다. 양상문 감독은 "리빌딩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간다고 해서 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LG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중심에 이병규가 서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사진=LG 이병규.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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