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양주에 저가 양주를 섞어 판매해 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남은 술과 저가 양주를 혼합하는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제조해 유흥업소에 유통시킨 혐의(조세범처벌법위반 등)로 임모(29)씨와 김모(3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동포인 이들은 올해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오류동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 작업장을 차려놓고 가짜 양주를 만들었다. 수거책으로부터 유흥업소 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양주를 500㎖당 1만원에 사들인 이들은 여기에 5,000원짜리 저가 양주를 3대1비율로 섞었다.
임씨 일당은 이를 업소에서 수거한 술병에 다시 넣은 뒤 열처리 기계를 이용해 뚜껑에 비닐처리 마감까지 하는 등 육안으로 구별할 수 없는 가짜 양주를 제조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하루 평균 60병씩 제조된 가짜 양주는 업소 영업이 끝나 웨이터들만 남아 있는 오전 4시30분∼5시 강남구 역삼동 일대 4개 유흥업소에 배달됐다. 해당 유흥업소 웨이터들은 2만~5만원의 수고비를 받고 임씨 일당이 제조한 가짜 양주와 업소에 있던 진짜 양주를 바꿔 치기 했다. 뒤바뀐 가짜 양주를 마신 손님들은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것은 물론 두통까지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터들로부터 진짜 양주를 받은 임씨 일당은 이를 또 다른 매입업자들에게 시중가격의 70%가량인 12만~18만원에 팔아 넘겨 1억8,0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4년 전 강남 유흥업소에서 종업원으로 함께 일하던 당시 가짜 양주제조법을 배워 범행을 저질렀다”며 “일당 중 매입업자와 수거책을 쫓는 한편 또 다른 가짜 양주 제조판매 일당이 있는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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