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멀티골’독수리, 황새 잡았다
“한 번도 잘못될 거라는 생각 안 했다.”
경기 전 승리를 호언장담했던 황선홍(47)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예상이 빗나갔다. FC서울을 상대로 3연승을 노렸던 포항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FC서울 박주영(30)의 멀티골에 무릎을 꿇었다.
FA컵 4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박주영은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전반 22분 포항의 김대호(27)가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수세에 몰렸던 서울은 박주영이 단 3분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주영은 김치우(32)가 먼 거리에서 골문 앞으로 깊게 찔러준 공에 머리를 갖다 대면서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얻어맞고 심각해졌던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의 표정도 금세 풀렸다.
라이벌 매치였던 만큼 양팀의 백중세가 이어졌고 추가골 역시 느지막이 터졌다. 주인공은 다시 박주영. 후반 23분 골문 혼전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던 박주영은 밖으로 흘러나온 공에 기습적으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뽑아냈다.
서울의 홈팬들은 오랜만에 안방 경기에서 박주영의 부활과 팀의 승리를 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서울이 홈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달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이후 48일만이다.
울산 현대는 디펜딩 챔피언 성남FC를 상대로 연장접전 끝에 코바(27ㆍ크로아티아)의 연장 결승골로 4강행 티켓을 잡았다.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현대미포조선의 8강전에서는 이종호(23)의 결승골로 전남이 1-0으로 승리했다.
인천은 제주와의 경기에서 권완규(24)와 김도혁(23)의 연속골이 터져 2-0 승리를 거뒀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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