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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음폐수 처리시설 반쪽짜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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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음폐수 처리시설 반쪽짜리 전락

입력
2015.07.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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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용량 절반만 겨우 처리

감사원, 법원도 1년반이 지나도록 책임 못 밝혀

돈 먹는 하마로 매년 예산 낭비… 무용지물 논란도

100억원이 넘게 투입된 경북 포항 음식물폐수 처리시설이 완공 2년6개월이 지났으나 처리 용량이 턱없이 부족, 준공처리도 받지 못한채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다 불량 시설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감사원 감사와 법원 판결마저 늦어지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포항시는 2011년 7월 포항환경공단과 위탁 협약을 체결하고 79억5,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듬해인 2012년 6월 음식물폐수 처리시설 공사에 들어갔다. 시는 같은해 12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운전에 들어갔지만 반입 음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추가로 지난해 3월까지 18억7,100만원을 투입하는 공사를 벌였다.

시에 따르면 이 시설의 하루 처리용량은 90톤에 이르지만 45톤 이상 처리할 경우 폐수 부유물질이 기준치인 70ppm보다 13배나 많은 960ppm까지 검출됐다. 포항의 여름철 하루 폐수 발생량은 120톤에 이르지만 이 시설은 45톤만 처리하는데 그치고 있어 부실공사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100억원짜리 처리시설을 지어놓고 하루 25톤 이상의 음식물 폐수를 외부 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20톤은 하수처리장 3곳으로 보내는 헛발질을 하고 있다. 또 식품업체 등 음식물이 다량 배출되는 사업장의 폐기물은 경주지역 업체에서 수거, 처리하는 등 시설 외 추가로 드는 비용만 연간 10억원이나 된다.

음식물폐수 처리시설이 반쪽짜리로 전락하자 포항시와 시설물을 위탁관리 중인 한국환경관리공단의 책임 소재를 놓고 수 년째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2013년 10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포항시는 같은해 11월 환경공단과 시공업체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진행중인 소송 결과로 해결하라’는 내용의 답변을 내놓았다. 법원도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렸다 소송만 지연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법원은 최근에야 판결을 위한 감정인을 추천하기 위해 포항시와 환경공단 양측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 시설을 둘러싼 포항시의 비용부담도 추가로 계속되고 있다. 시는 음식물 폐수 일부를 포스코 하수처리장이나 포항시 하수재이용시설 등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7,000만원을 들여 용역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음폐수 처리용량이 날이 갈수록 줄고 있어 무용지물이 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루 90톤이던 처리용량이 70∼80톤, 지난해는 60톤으로 감소하더니 최근에는 절반인 45톤을 겨우 처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시 청소과 관계자는 “소송마저 2년 가까이 답이 없어 포항시와 환경공단 모두 답답할 따름”이라며 “현재로선 음식물 폐수 처리시설의 용량이 하루 45톤이라도 유지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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