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것은 아동과 청소년이 누려야 할 권리”라고 주장했다. 아동,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자유와 시간이 필요한데, 방학 기간마저 학원에 내몰려 놀 권리가 침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2011년 ‘한국의 과도한 사교육이 아동의 놀 권리 실현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했지만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31조는 아이들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문화ㆍ예술 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엔아동권리협약 당사국으로 이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와 달리, 아이들이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어 교육을 최초로 시작한 시기로 유치원생 부모는 만3세, 초등학생 부모는 만5세, 중학생 부모는 초등 1학년, 고등학생 부모는 초등 3학년으로 각각 응답했다. 조기 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는 것이다.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으로는 경쟁적인 입시제도와 사교육 시장의 ‘불안 마케팅’이 꼽혔다. 대학 간판이 인생을 결정하는 ‘학벌 사회’ 속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학원들의 마케팅에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 몰아 넣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나누는 능력을 형성한다”며 “이들의 놀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법을 제정하고, 학부모들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불안감을 유발하는 학원의 영업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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