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진학에도 불안 크게 느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 이른바 ‘수포자’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설문조사 결과 확인됐다. 초등학생 때 30%대였던 이 비율은 중ㆍ고교로 올라갈수록 급증해 고등학생이 되면 10명 중 무려 6명이 수포자가 됐다.
22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전국 초ㆍ중ㆍ고교생과 현직 수학교사 등 9,022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생의 36.5%가 “수학을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중학생의 경우, 같은 대답을 한 학생 비율이 46.2%로 올랐고, 고등학생은 59.7%로 급등했다. 설문에는 초등학생 2,229명, 중학생 2,755명, 고교생 2,735명이 각각 참여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27.2%, 중학생 50.5%, 고등학생 73.5%로 상급학교로 갈수록 20%포인트 이상씩 크게 늘었다. 이들은 교과 내용은 물론 학습량에 대한 부담도 갈수록 크게 느꼈는데, 우선 ‘내용이 어려워서’라고 답한 비율은 초등학생이 56.4%였으나 중학생(69.3%)과 고등학생(65.5%)이 되면 그 비율이 높아졌다. 또 ‘배울 양이 많아서’라고 답한 비중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각 39%, 39.1%였으나, 고등학생이 되자 57.6%로 급등했다.
교사들의 상황 인식도 비슷했다. ‘수학 수업에 학생이 얼마나 잘 따라온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반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교 교사가 19.1%, 중학교 교사가 30.2%였다. 특히 고교 교사는 중학교의 두 배가 넘은 63.6%가 이같이 응답했다.
학생들은 어려운 수학 때문에 장래 진학에 대한 불안도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초등학생의 62.6%, 중학생의 69.9%, 고등학생의 78.8%가 ‘수학을 못하면 가고 싶은 학과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수포자의 실태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정부는 2015 개정수학교육과정은 물론 수업방식과 평가방법 등도 혁신해야 한다”며 “오는 9월 교육과정 개편 때 수학의 학습 분량을 20%가량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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