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비자 유효기간 연장에
지자체들도 관광객 유치 팔 걷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끊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이 회복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 수요가 다소 살아나며 메르스 사태 이후 중단되거나 축소됐던 중국국제항공과 난팡항공, 둥팡항공 등의 한국행 노선이 재개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톈진(天津)에서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이 주2회에서 주4회로 회복됐다. 상하이(上海)에서 제주도로 가는 항공 노선도 8월1일부터 전면 회복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그 동안 축소 운영했던 중국 노선들을 8월부턴 순차적으로 정상 운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둔 캉후이여행사의 한국 관광 상품에 가입한 53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22일 베이징을 출발, 한국으로 떠났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전했다. 이 매체는“이는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현재 한국의 메르스 사태는 효과적으로 통제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캉후이여행사 관계자도 “그 동안 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던 고객들이 다시 관광에 나서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최근 한 중국인이 한국 비자가 만료됐는데도 아무 문제 없이 한국 여행을 가게 된 사연을 22일 실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한 40대 남성은 21일 상하이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 수속을 받던 중 한국 비자의 유효 기간이 만료된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지난 4월10일 발급된 비자는 유효 기간이 3개월이었다. 그러나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이 남성에게 한국으로 문제 없이 입국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메르스 사태 후 한국 법무부가 중국인의 한국 비자 유효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그 동안 메르스 때문에 한국행을 미뤘는데 어느 정도 사태가 마무리된 것 같아 한국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주중한국대사관은 최근 중국 매체들을 초청, 메르스 관련 설명회를 연 바 있다. 각 지자체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4일 베이징에서 중국 매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저소득층 우수학생 제주도 초청 여행 행사 등에 대해 설명한다. 부산시는 25일에는 중국 안후이(安徽)성 관광국과 중국인 관광객 부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41%나 급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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