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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 접고 붙이고 손맛 자극하던 그때 그 시절 잇템

입력
2015.07.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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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휴대폰이 일상적이지 않았던 2030세대의 초ㆍ중등학교 시절. 우린 현란한 가위질과 정교한 풀칠로 부단히 손 끝 미세 감각을 자극했다. 이제는 추억 한 구석에 고이 간직한 그 기억들을 되새겨보자.

1. 연예인 브로마이드로 감싼 사각 필통

한 때 열렬한 ‘주황공주’(그룹 신화의 팬을 일컫는 말)였던 직장인 김은주(27)씨는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사각필통을 잊을 수 없다. 김씨는 “오빠들의 브로마이드가 나올 때마다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공을 들여가며 필통을 새로 만들었다”며 “얼굴이 최대한 잘리지 않으면서 모서리를 깔끔하게 잘 마무리하는 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개성에 따라 특정 연예인의 브로마이드 대신 잡지에서 오린 다양한 그림을 이용하기도 했다. 대학원생 김지연(26ㆍ가명)씨는 “삐뚤빼뚤한 모양이 포인트인 일명 ‘핑킹가위’를 이용해 잡지 속 패션모델이나 그림을 오려 붙였다”며 “조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그 위로 투명 시트지를 발라야 했는데 중간에 공기포가 들어가지 않게 자로 밀어가며 붙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 오빠 언니를 향한 수제 응원 플랜카드

최근 공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마트폰 LED(발광다이오드) 응원의 시초 격인 수제 플랜카드도 우리의 손 끝을 저미는 잇템이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 들이는 정성도 가지각색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직사각형 모양으로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 세 글자를 새겨 넣거나 ‘00오빠♡’등으로 기호를 넣기도 했다.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혹은 소규모 팬미팅에서 연예인의 눈에 확 띄기 위해 일부러 개성적인 문구를 넣기도 한다. 이지현(28ㆍ가명)씨는 “콘서트가 있는 날이면 며칠 전부터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문구를 논의했다”며 “특별한 날에는 긴 문장을 만들기 위해 플랜카드도 두 세 개로 나눠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3. 타미야 미니카

브로마이드 필통과 연예인 플랜카드가 여학생들의 전유물이었다면 남학생에게는 ‘타미야 미니카’가 있었다. 타미야 미니카에는 손바닥만한 조립식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바퀴부터 엔진, 타이어에 이르는 다양한 부품이 들어있어 초등학교시절 남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미니카는 조립을 완성한 후 껍데기에 붙이는 스티커를 누가 얼마나 더 정교하고 깔끔하게 붙이느냐가 관건이다. 한민우(30)씨는 “미니카가 새로 나올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조립해서 문방구 앞 트랙에 모여 속도경쟁을 하곤 했다”며 “최근 여자친구에게 선물 받아 옛 추억을 되새기며 조립했는데 부품들을 일일이 떼고 끼우고 붙이며 손을 정교히 움직이다 보니 간만에 손끝이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4. 학종이 접기

‘학종이 1,000마리를 접으면 사랑이 이뤄진다.’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말에 설레며 정성스레 종이 학을 접어봤을 것이다. 500마리쯤 접다 지쳐 포기할까를 생각하다가도 1,000마리를 접어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할 생각에 다시금 제 스스로를 재촉하곤 했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김재원(23)씨는 “혼자 다 접진 못하고 친구들 2~3명을 동원해 300마리 정도씩 나눠 접었다”며 “열심히 접었지만 용기가 없어 끝내 전해주지 못하고 방학 과제로 낸 적도 있다”고 실토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여선애 인턴기자(서강대 프랑스문화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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